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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능 수험생 여러분들 그동안 정말 정말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아는 것 다 맞추시고 모르는 것도 실수로 몇 개 더 맞춰서 좋은 성과 시기를 바랍니다. 내일이 지나면 드디어 길고 길었던 고3 수험생 생활이 끝이 나는데요.

    이 갑작스럽게 주어진 자유 시간을 어떻게 쓰면 좋을까요. 수능 직후부터 대학 입학까지 이 겨울을 어떻게 놀고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요. 같이 이야기 한번 해봅시다.

    우선은 당장 하고 싶었던 것부터 하세요. 부족했던 잠도 실컷 자고 하고 싶었던 게임 하면서 pc방 밤샘도 하고 말이죠. 그리고 먹으면 안 되지만 어차피 술도 먹을 겁니다. 새해를 넘기면 당연히 더 먹을 다 좋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19살에서 20살이 되는 시기 그러니까 미성년자에서 성인으로 넘어가는 이 시기에 주어진 휴식이 정말 특별한 시간이라는 생각을 해요.

    고등학교 때와 마찬가지로 대학생이 되면 방학도 있을 것이고 직장인이 되면 여름 휴가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대학 개강까지 약 3개월 반 이렇게 긴 시간을 어떤 의무도 없이 쉴 수 있는 어쩌면 사회 생활을 마치고 은퇴하기 전까지는 다시 없을 수도 있어요. 그리고 은퇴할 땐 누구나 지금처럼 젊고 건강한 상태가 아니겠죠.

    학생의 삶을 마무리하고 어른의 뛰어들면 이전과는 또 다른 고민들 새로운 삶의 문제들과 맞서야 합니다. 그 긴 마라톤 출발 전 휴식이라고 할까요. 정말 귀중한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제발 술만 퍼먹지 마세요. 술은 어차피 평생 마실 겁니다. 진짜로 평생 마셔요. 게임도 마찬가지죠. 지금 부모님 잔소리 안 듣고 pc방에서 밤샘하면 꿀잼이죠. 근데 그것도 이제 살면서 마음대로 할 술과 게임 이걸 하지 말라는 게 아닙니다.

    대입 전까지 그것만 하고 앉아 있지는 말라는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는 것들이 있어요. 놀더라도 그런 것들을 하면서 놀면 훨씬 좋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친구들이랑 제대로 된 단체 사진 하나 찍어 놓는 거 정말로 추천합니다. 어차피 우리 모임 우리 그룹 평생 볼 건데 뭐 그거 꼭 지금 해야 하나 생각하실 수 있어요.

     

    근데 이제는 상황이 다릅니다. 매일 학교 가면 다 모여 있고 매일 같이 놀 수 없어요. 지금까지는 삶의 형태가 다 똑같았죠. 근데 아닙니다. 재수하는 친구 일찍 군대 가는 친구 유학 가는 친구 대학 안 가고 취업하는 친구 각자의 생활에 따라서 삶이 다 달라져요.

    그래서 슬픈 말이지만 지금처럼 쉽게 뭉칠 수 있는 시기는 이제 평생 없습니다.

     

    가장 가까이 지냈던 시절 서로 가장 닮아 있는 친구들 모습을 사진으로 남겨두면 나중에 정말 후회 안 할 거예요. 그리고 다 같이 여행 한번 가세요. 어른 되면 이제 같이 휴가 맞춰서 여행 가는 건 진짜 하늘의 별따기니다. 시간이 있어도 마음이 바쁘면 정말 잘 안 모여져요. 바다든 산이든 제주도든 하다못해 교복 입고 노래동산을 가든 같이 추억을 만드세요.

     

    동네 호프집에서 맨날 술만 먹지 말고 가서는 당연히 사진 많이 찍어야 되겠죠. 그리고 돈과 상관없는 취미를 배우는 걸 추천합니다. 살면서 뭔가를 배울 일은 계속 있을 거예요. 하지만 점점 나의 흥미보다는 세상의 요구 먹고 사는 문제와 관련된 것들을 의무감에 배우는 일이 많아 요리 노래 운동 뭐든 상관없어요.

    그냥 짧게 해보는 것도 좋지만 누가 압니까 그렇게 시작해서 꾸준히 하다가 평생 삶의 활력소가 되는 취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지금 여러분은 인생 그 어느 순간보다 쌩쌩한 머리와 유연한 신체를 가지고 있습니다. 나중에는 하고 싶어도 몸에서 막 뼈 소리 나요. 제가 그렇습니다. 어떤 친구는 몸치인 게 콤플렉스여서 대입 전까지 댄스 학원을 다녔는데 대학교 신입생 환영회 때 무대에서 춤을 추고 그 해 신입생 중 최고 스타가 되었다고 하더라고요 참고하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이거는 학교마다 방침이 다를 텐데 수능 이후에도 학교에 가야 하거나 가도 된다면 학교에서 교복 입고 놀아보는 것도 추천 이전에도 해본 적 없고 앞으로도 당연히 해볼 수 없는 경험이죠. 어떤 친구들은 각자 재료를 분담으로 준비해 와서 교실에서 떡볶이를 만들어 먹고 삼겹살을 구워 먹더라고요 저는 못 해봤는데 진짜 너무 재밌어 보였어요. 추천해 드립니다.

    그리고 성적이 나오면 재수를 선택하는 분들도 있을 거예요. 용기 있는 선택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저는 그런 말씀을 드리고 이미 해봐서 얼마나 힘든지 알잖아요. 이걸 또 1년을 해야 하는데 출발 전에 제대로 휴식하는 것 저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음 급하다고 제대로 쉬지도 않고 또 달리기를 시작하면 나중에 체력과 멘탈이 정말 힘들어질 수 있어요.

    급하게 하지 말고 이왕 시작할 거 제대로 다시 마음 잡고 가세요. 한정 없이 쉴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한숨 놓았다가 출발하시기를 바랍니다. 어떻게 놀더라도 다 여러분 자유입니다.

    너무 힘들게 오래 달려와서 그 보상 심리 때문에 한정 없이 계획 없이 놀다 보면 나중에는 후회할지도 몰라요 조금만 신경 쓰면 재미와 의미 모두 다 얻을 수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무튼 여러분 어른의 세계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여러분들은 이제 진짜로 자유를 만끽하시길 바랍니다. 수험생 여러분 모두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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