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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나라수마나라의 소름 돋는 결말의 의미를 파헤쳐 보았습니다. 이 글에서는 드라마의 주요 캐릭터들에 대하 이야기와 모호하게 편집된 몇 가지 사건들 마지막으로 드러나지 않은 주제의식을 꺼내 보이며 안나라수마나를 더욱 깊게 읽어보려 합니다. 

    안나라수마나라
    출처 넷플릭스 판타지 뮤직 드라마 포스터 입니다.

     

    목차

    • 안나라수마나라 드라마에 담긴 여러 가지 의미 및 줄거리 및 리뷰
    • 현실과 정반대의 마술의 세계 그리고 담긴 의미 및 주제의식
    • 진짜 마술사였다는 증거와 결말
    • 잊히기 아쉬운 드라마 마무리 및 평가

     

    1. 안나라수마나라 드라마에 담긴 여러 가지 의미 및 줄거리 및 리뷰

     주인공 정아이는 오프닝부터 무릎이 까지고 맙니다. 다시 말해 그녀는 상처 입은 소녀인 것입니다. 아버지는 빚을 잔뜩 지고 도망 다니느라 바쁘고 어머니는 두 달을 버리고 도망쳐 연락이 끊긴 지 오래입니다. 당장 살고 있는 집에서 쫓겨날 위기에 빠진 것도 모자라 어린 동생까지 키워야만 합니다. 그래서 드라마 초반 그녀의 꿈은 단순합니다. 캄캄한 어둠 속에서 벗어나 얼른 어른이 되고 싶어 합니다. 그때까진 어쩔 수 없이 도둑질도 하고 나일들과 더러운 거래를 하며 악착같이 살아가야만 합니다. 어쩌면 그녀가 가장 잘하는 수학은 답이 안 나온 현실에서 답을 찾을 수 있는 유일한 놀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알바를 해서 번 오만 원이 바람에 날아가버리자 돈을 찾으러 가다가 동네에 미친 마술사로 소문난 리을을 만나게 됩니다. 사실 정아이에게 리을은 무책임하게 도망 다니고 있는 아버지를 생각나게 합니다. 장난감 회사를 경영하다 망한 아버지와 마술에 집착하는 리을은 분명 겹치는 지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가 보여주는 두 가지 마술은 아이의 마음을 흔들어 놓습니다. 첫 번째는 성추행한 점장이 사라지는 마술, 그리고 두 번째는 놀이동산에서 벌어진 체험이었습니다. 리을이 진짜 신비한 힘을 지닌 마술사인지 아닌지는 드라마에서 모호하게 처리된 부분이 있습니다. 다시 정확하게 이야기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고 이러한 모호성은 주제와 맞닿아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그의 마술은 진짜입니다. 특히 놀이동산에서 벌어진 체험과 정아이를 과거로 데려다주면서 어린 "아이"와 대면하게 한 마술은 진짜였던 게 분명하죠. 하지만 리을의 마술이 진짜가 되기 위해선 필요한 전제가 있습니다. 바로 관객들의 믿음인데요. 그래서 리을은 계속해서 정아이에게 마술을 믿냐고 물어봅니다. 리을에게 세상은 보이기 때문에 믿는 것이 아니라 믿는 것이 보이는 세계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그가 진짜 마술사가 되기 위해선 자신을 믿어 줄 세계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드라마 초반 정아이에게 중요한 것은 숫자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지속되었던 고통은 이름과는 반대로 너무 일찍 어른으로 만들어버렸습니다. 그래서 정아이는 원래부터 바라볼 수 있었던 것들을 모두 잃어버린 채 갇힌 사고를 하게 된 것입니다. 드라마 속 나오는 주인공들의 이름이 모두 숫자 일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은 의미심장합니다. 나일등과 1과 백하나의 하나 마지막으로 정아이의 아이(I)도 일로 보이는데요. 

     

    2. 현실과 정반대의 마술의 세계 그리고 담긴 의미 및 주제의식

    숫자로 대표되는 추상화된 세계는 마술의 세계와는 정반대에 있습니다. 기성세대들은 수치화되고 객관화될 수 있는 것에 집중합니다. 특히 일등의 부모로 나오는 두 인물들이 그렇습니다. 이런 세계에서 리을은 그저 미치광이 사이코일 뿐입니다. 어릴 때 받았던 정신적인 충격을 떨쳐내기 못하고 낙오되어버린 루저이자 치료받아야 할 정신병을 지닌 환자 이기도 합니다. 반대로 어린아이는 세상의 경험을 체험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의 개인적인 경험은 수치화할 수 없습니다. 아이들은 그저 세상을 느끼고 도 받아들이면서 세상과 함께 노는 것뿐입니다. 하지만 세상은 냉혹합니다. 아이들이 어른이 될수록 과거의 체험을 버리고 현실을 받아들일 것을 강요합니다. 리을의 마법은 이러한 세계에선 통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리을은 자신의 마술이 진짜로 보일 수 있는 세계를 만들려도 한 것입니다. 리을은 정아이와 나일들이  잃어버렸던 과거의 능력을 다시 눈뜨게 해 줍니다. 특히 정아이는 결국 진짜 마술사가 되어 리을을 사라지게 만들고 리을의 어린 시절의 복제판이었던 나일등은 스스로의 길을 찾아 떠나게 됩니다. 이와는 반대로 마술적 경험을 믿지 못한 하나는 아무런 성장을 하지 못하게 됩니다. 

     

    3. 진짜 마술사였다는 증거와 결말

    결말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보겠습니다. 서하윤을 살해했던 범인이 잡히는 결정적인 단서는 놀이동산 근처 고장 났던 CCTV에 찍혀있었습니다. 3월 11일은 매우 중요한 날입니다. 아마도 3월 8일에서 9일쯤 정아이는 알바 공고를 보다가 알바를 끝나고 나오는 서하윤과 마주칩니다. 그리고 3월 11 날 서하윤은 자신에게 성추행을 한 편의점 사장의 약점을 잡아 협박하게 되고 자신의 범행사실을 숨기려는 사장에게 살해당하고 맙니다. 같은 시간 정아이는 리을을 만나 그가 보여주는 마술의 세계에 빠져있었습니다. 그런데 리을은 어떻게 미래의 일을 예견하고 자신의 누명을 벗겨줄 고장 난 CCTV를 작동시킨 것일까요? 저는 이 부분이 리을이 진짜 마술사였다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그는 과거에서 미래로 흐르는 시간 개념을 무시하고 과거와 미래를 오갈 수 있는 대마술사였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정아이는 리을의 마술로 과거의 자신과 마주 볼 수 있었던 것이고 그에게 마술을 배운 그녀는 반대로 리을을 사라지게 할 수도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4. 잊히기 아쉬운 드라마 마무리 및 평가

    리뷰 초반에 말씀드렸든이 이 드라마는 그냥 잊히기에 아쉬운 구석이 있습니다. 표현주의적 기법을 사용하면서 한국 드라마에게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시도들이 있기도 했고 뮤지컬 장면들은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즐길 만한 구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안나라수마나라의 결말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 미리 말씀드리고 싶은 점은 이 드라마는 한국에서 사랑받기에 어려운 길을 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야기보다 표현이 중시되는 드라마의 특성상 별 이야기가 없다고 느낄 관객이 많아 보입니다. 하지만 작품이 품고 있는 여러 가지 의미를 한 번도 펼치지 못한 채 그대로 사라지긴 아쉬운 작품인 것도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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